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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도서 '넛지' 후기 – 당신의 선택은 과연 ‘자유로운가’?

by 경제 읽어주는 릴리 2025. 8. 21.

 경제도서 '넛지' 후기 – 당신의 선택은 과연 ‘자유로운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무엇을 먹을지, 어떤 금융상품에 가입할지, 누구에게 투표할지… 그런데 이런 결정들이 정말 순전히 내 의지로만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의 책 <넛지(Nudge)>는 이 질문에 정확하고도 불편한 진실을 들려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넛지’라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책 소개 – ‘넛지’란 무엇인가?

 ‘넛지(Nudge)’는 원래 ‘팔꿈치로 살짝 찌르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입니다. 저자들은 이 단어를 빌려, 인간의 행동을 바꾸되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 급식 라인의 순서를 바꾸기만 해도 아이들의 채소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실험은 유명한 넛지 사례입니다. 즉, 선택의 자유는 유지하되, 보다 이로운 방향으로 유도하는 방식이죠. 이러한 넛지는 기업의 마케팅, 정부의 정책 설계, 개인의 재무관리 등 삶의 모든 결정 영역에서 응용될 수 있으며, 이를 ‘선택 설계(choice architecture)’라는 개념으로 확장시켜 설명합니다.

 

책의 주요 메시지 요약

  • 인간은 이성적 존재가 아닌 ‘제한된 합리성’을 가진 존재임
  • 비합리적인 선택을 반복하는 이유는 환경 설계의 영향 때문
  • 작은 변화(넛지)만으로도 개인과 사회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음
  • 중요한 정책과 제도는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더 나은 결정을 유도해야 한다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 철학 제시

 

책 리뷰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선택을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었구나” 였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연금상품을 고를 때 아무 생각 없이 기본값으로 설정된 상품에 가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야 “대부분 이걸 선택하니까”라고 넘겼지만, <넛지>를 읽고 나니 그 ‘기본값’ 자체가 이미 나의 선택을 유도하고 있었던 결과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후 저는 제 소비 습관, 금융 선택, 건강관리 등 일상 속 다양한 행동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왜 아침에 눈을 뜨면 무의식적으로 SNS를 먼저 확인할까? 왜 할인 문자를 보면 필요도 없는 물건을 구매하게 될까? 그런 행동 뒤에는 ‘넛지’가 아닌 ‘슬러지(Sludge)’, 즉 의도된 불편함이나 유혹이 숨어 있었다는 것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넛지의 반대 개념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한 결정을 유도하는 설계를 말합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제가 의지가 약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사실은 제가 설계된 환경 안에서 자연스럽게 선택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앱 알림을 최소화하고, 자동결제를 끊고, 필요한 소비 앞에는 한 번 더 ‘선택 환경’을 바꾸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이 책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인 관점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국가 정책이나 기업의 서비스 설계가 어떻게 시민의 선택을 유도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유도가 공익적인지, 혹은 특정 이익을 위한 것인지를 따져보는 눈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쓰레기 분리수거 장소의 배치 하나만 바꿔도 재활용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부분에서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환경 설계’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다시 실감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인간의 결정 과정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분
  • 경제학, 심리학, 정책 설계에 관심 있는 사회과학 독자
  • 나의 소비 습관, 투자 행동 등을 개선하고 싶은 분
  • 마케팅, UX, 교육, 공공 정책 분야에서 ‘행동 유도’에 관심 있는 전문가
  • 의사결정 능력을 키우고 싶은 대학생, 사회초년생

 

마무리 – 강요 없이 더 나은 선택을 이끄는 힘

 <넛지>는 단순히 흥미로운 실험과 이론만을 나열한 책이 아닙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선택 환경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강요 없이, 억지 없이,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으로 유도하는 힘이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줍니다. 2025년 현재, 정보 과잉과 선택 과부하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더 이상 ‘정보만 많은 상태’로는 좋은 선택을 하기 어렵습니다.


 <넛지>는 그런 세상 속에서 나와 타인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기술을 알려주는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책이었습니다. 선택의 진짜 주인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봐야 합니다.